생각, 잠시 외 1편 김비주 어둠 속에서 불을 켜고 책상 앞 의자에 앉아 나무로 만든 시디집을 보다 그 위에 올린 인조 선인장을 봅니다 봄빛이 나무와 꽃들의 잎을 간질이는 계절에 붙박이 되어 한 줌 빛조차 스며들지 않는 고독한 이의 그늘이 따라다니는 환한 아침을 생각합니다 누구는 언어의 집을 생각하고 또 누군가는 자유로운 전원의 테마집을 생각하고 집의 상상만큼 길어져 가는 팔이 자판을 두드리고 몰래 한 사랑처럼 전등의 밝기가 어두운 지금 웃으며 달아나는 생각들은 무엇인가요 고요에 익숙한 풍경은 숨을 내쉬지 않고 들이마십니다 책들을 꺼낸 봉투는 덩그마니 잃어버린 몸을 잠시 기억하다 잠깐 집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집을 꺼낸 오늘은 투명한 햇살 아래 잡다한 생각을 합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