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심선자 밤에 내린 눈을 옥상은 이해한다는 것인가 주저앉아 있다 어디서 가둬 놓은 바람이 한꺼번에 풀려났는지 흰 물감을 뒤집어쓰고 죽을 쒀 놓은 세상 눈동자에 떨어진 눈송이 눈이 얼굴에서 녹는다 다가와서 자세히 보면 흰 살이 죽죽 찢어져 날리는 것 같은데, 자세히 볼수록 폭탄 같은데, 엄마는 떨어진 인형의 눈알을 꿰매고 있다 잠도 자지 않고서, 인형을 다 만들면 엄마, 어디 가지 마세요 우리는 사랑으로 태어났잖아요 푹푹한 솜이불 위 먼지가 폴폴, 우리가 뛰어놀기 좋은 곳, 우리의 꿈은 여기에서 만들어진다 이 광경은 무덤까지 지워지지 않는다 너무 추웠는데 따뜻하다 말하면 거짓인 것인가 걸레가 얼어붙은 밤이었기에 죽지 말자며 서로의 얼굴에 입김을 불어넣었지 흩어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