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23 2

갤럭시 선(Galaxy Sun) 외 1편/ 김영산

Galaxy Sun 외 1편      김영산    천상별밭 한가운데마다  우주 은하 한가운데마다  은하별밭 한가운데마다   은하태양이 신처럼 자리를 잡았는데  그를 천상별밭이 휘돌아 돌며  만개한 꽃들이 되어 빛나고 있었다   은하태양은 하나가 아니라 셀 수 없이 많았다  은하태양이 천상별밭을 만들고  가꾸는 일을 다 볼 수 없지만   모든 별들이 제 주위를 돌고 돌며  별밭을 아루도록 설득하는 일이  은하태양의 일임을 나는 알게 되었다   인간이 인간을 설득하고  신이 인간을 설득하듯  침묵의 은하태양이 별을 설득하는 것이다  천상별밭이 파괴되지 않는 것은   무거운 중력만이 아니라  수십억 년 침묵의 일이라서  내 잠깐 동안 꿈으로는 알 수 없다      -전문(p. 88-89)       -----..

연서시장/ 김영산

연서시장     김영산    연신, 연신 연신내가 나를 부른다 시집 한 권이   내게 흘러 들어온다 연신내역 옆에는   연서시장, 연서를 쓰는 일이 생각난다   연서시장 좌판에서   당신을 위해 장을 보는 것이라면   이 연서를 누구에게 쓰고 있나   모든 연서는 장을 보는 마음   내게 꼼꼼히 장을 보라고   그리 이름이 지어진 것이다     -전문-   해설> 한 문장: 이번 시집의 서시 격인 「연서시장」에서 시인은 "모든 연서는 장을 보는 마음"이라고 적는다. '연신내'라는 공간적 배경은 여러 시편에서 반복해 등장한다. 시인이 혹은 시적 주체가 그곳을 자주 방문했던 곳임을 짐작할 만하다. 물론 이런 사실 관계는 중요치 않다. 오히려 김영산 시인이 내세운 '나'라는 시적 주체가 연신내라는 공간을 경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