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별, 그 영원한 아픔/ 정숙자
작별, 그 영원한 아픔 정숙자 간간히 우체함에 시집이 꽂힌다. 겉봉을 따면 이제 막 부화한 시집의 생명이 느껴진다. 모든 시집엔 날개가 있고, 그 앞날개엔 저자의 약력과 사진, ―뒷날개엔 펴낸 곳의 시집 시리즈가 깃털을 드러낸다. 표지라고 명명된 한 쌍의 날개가 세상을 향해 힘찬 날개를 편 것이다. 편집자가 신중을 기했을 목차도 소중하긴 매한가지. 갓 깨어난 시집은 조심스럽게 본문을 내보이기 시작한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저자의 심정과 심성, 의도와 의지, 답보와 진보, 문장과 문체, 현상과 현실, 진정과 진의, 욕망과 욕구 심지어는 작가로서의 미래까지가 윤곽을 제시한다. 그러나 독자 개개인의(혹은 어느 단체의) 평가잣대가 정확한 눈금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시에 있어서만은 세계적으로나 국지적으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