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다리 건너기를 만 번을 하옵소서 만안교 이난희 글을 읽다 멈추고 그대로 집을 나섭니다 그럴 생각은 아니었는데 오늘이 마침 일요일입니다 관악역을 나와 걷다 보니 정교하게 몸을 붙인 홍예수문으로 안온한 시간이 흘러가는 소리 들립니다 다섯 칸을 계획했던 홍예수문을 일곱 칸으로 개축한 사정은 예나 지금이나 일어날 수 있는 일 다리 건너편 소나무에 몸을 기댄 바람도 한적하게 흔들립니다 그러려고 하지 않아도 그럴 때가 있지 않나요 만세萬世에 걸쳐 백성들을 편안便安하게 하는 다리라 이름 지은 200여 년 전 임금의 염원이 장대석을 받치고 있습니다 군주의 애민은 염려를 감당하고 염려는 방도를 생각하였으므로 하천을 건너려고 옷을 걷어 올리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