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되는 시간 이초우(1947-2023, 76세) 어떨 땐 내 육신, 영혼을 옆구리 안쪽 독방에 꼬깃꼬깃 날을 죽여 가두어 놓고는, 한동안 전전긍긍하게 했다오 그러다 때론 복수를 한 건지 내 영혼 먼눈팔다, 거구의 내 육신을 패대기칠 때가 있었지 그럴 땐 메추리알보다 작은 영혼 눈만 멀뚱멀뚱 멍든 내 육신에게 두 손 비벼 용서를 구하기도 했어요 젊은 날 범퍼에 받힌 허벅지, 어쩔 수 없이 내 영혼에게 통증이란 칼이 주어져, 미간 가운데 굵은 세로줄 하나 그어놓기도 했지요 한때 우울증에 허우적거린 영혼, 육신에게 피해 입히지 않으려 새벽잠 대신, 온종일 서너 번씩 쪽잠으로 내 육신 편하게도, 그러다 정말 새벽 한 시만 되면 어김없이 내 육신과 영혼 몸을 섞는 화해로, 남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