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 강점기 외 1편 김영찬 생각해보니 뭐 그렇게 심각할 것까지 없고 허리 꺾어 8부 능선 더듬다가 문득 잉크 묻은 손톱 밑 내려다보니 나에게 고독 강점기라는 게 있기는 있었네 토리노에 대해서 알긴 뭘 알아 돌아서려다가 오른손 잠깐 뻗어 하복부 저점 사타구니 쪽으로 내려가다 보니 파베세에게 물어보지 못한 것들이 대퇴부 골짜기 홈 패인 곳마다 무덤을 쌓고 있었네 트리노에 대해서가 아니겠지 코나투스에 대해서 알긴 뭘 안다고 체자레 파베세의 옆얼굴 훔쳐보며 뒤적뒤적 가로등 꺼진 그 골목길 나에게도 분명 분명히 고독 강점기라는 게 옹이 박혀 있었네 -전문(p. 80-81) ---------------- 오늘밤은 리스본 하지만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