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 하나 안고 오세영 홀로 어찌 사느냐고요. 바위 하나 안고 삽니다. 집도 절도 아닌, 하늘도 땅도 아닌······ 고갯마루 저 푸른 당솔 밑 웅크리고 앉아 있는 바위 하나 안고 삽니다. 바위가 그의 품에 한 그루의 난을 기르듯 말씀 하나 기르고 바위가 그의 가슴에 금을 새기듯 이름 하나 새기고 바위 하나 안고 물소리를 듣습니다. 집도 절도 아닌 미륵도 부처도 아닌······ -전문, 『77편, 그 사랑의 시』 (황금, 2023) ▶ 말이 없는 산처럼 고요롭고 평화롭게/ 오세영 시인의 '농산재聾山齋' (부분)_김밝은/ 시인 선생님 댁은 서울에서 자동차로 2시간이 넘게 달려서야 닿는 안성시 금광면. 아직 봄이라고 불러야 할 5월인데도 일찍 찾아온 무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