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비름 외 1편 윤옥란 앞마당에 터를 잡은 쇠비름 오가는 발에 밟혀 꺾인 허리가 다시 일어섰다 어느 해 여름 손수레에 올챙이묵을 싣고 가던 어머니 트럭이 치고 갔다 숟가락이며 그릇들은 논바닥에 나가떨어졌고 어머니는 중환자실로 이송되었다 트럭의 육중한 바퀴에 살과 뼈와 내장은 밖으로 튀어나왔다 산소마스크를 낀 어머니 피 묻은 손바닥에 짓뭉개진 쇠비름을 꼭 쥐고 있었다 살아야겠다는 중심만은 끝까지 흔들리지 않았던 것일까 언제 어디서든지 살아야 한다는 힘들어도 참고 살고 봐야 한다는 어머니의 말씀대로 쇠비름이 누렇게 물들기 전 다시 일어나셨다 바닥이 쩍쩍 갈라지는 땡볕 더위에도 고개를 높이 쳐들고 노란 꽃을 피우는 뜰 앞 쇠비름 잠언처럼 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