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막간: 히페리온, 조금 덜 사소한 참회 김정환 너무나 행방불명이라서 죽음조차 아마추어 행방불명인 생이 있다. 죽음이 억울하다. 왜냐면 너무나 행방불명이라서 생조차 아마추어 행방불명인 죽음은 없다. 정체성이 불확실한 문제라면 정체성의 불확실을 정체성이 드러내지 않고 정체성의 불확실이 정체성의 불확실로 드러나지 않는다. 정체성의 불확실이 정체성의 불확실로 드러난다. 그런 식으로도 불확실을 입증하거나 입증 받는 대신 정체가 풍성해진다. 신이 원래 없고, 없으므로 신이었지만 신성神性이 내용과 형식과 그 둘의 조화에서 모두 신을 능가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고 비일비재가 능가를 무마하는 어디쯤에서 신의 모양이 정해지고 신이 신인 모양에 비해 아직 괴기스럽고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