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먹는 식탁 최서진 세상은 왜 이렇게 조용하지 연연해서는 안 된다는 듯 혼자 먹는 저녁 슬그머니 실존한다, 이름 붙일 수 없는 고요 앞에서 나는 홀로 밥을 먹는 고독한 왕 봄 바다처럼 찻물이 끓는데 늙은 손목을 가진 왕은 꾸물거리고 뜨거움이 모자란 차를 마신다 왕은 밥을 먹으며 한 발로 다른 발을 긁는다 국물을 흘렸는데도 닦지 않는다 일방통행로처럼 시간이 만들어 가는 보이지 않는 것을 더 믿는 표정이 되어 더 '고독하세요' 왕이 명렬하고 왕이 듣는다 한없이 다정하면서 외로운 식탁에 앉아 고독한 왕은 책을 읽고 행운이 담긴 편지를 쓴다 가장 느리게 오고 있는 행운의 편지를 기다리며 봄 바다의 반짝임에 대하여 슬그머니 혼자서 중얼거리며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