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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이 들려주는 시 외 1편/ 정우림

구름이 들려주는 시 외 1편      정우림    초원에서는 구름이 말을 한다지 그 말귀를 잘 알아들은 말과 양 떼가 그 노래를 따라 부른다지 야크는 천천히 걸으면서 읊조린다지 눈 속에서 꽃대를 밀어낸 에델바이스가 여름의 눈썹으로 피어난다지 그렇게 천천히 푸른 풀밭을 산책하며 건너간다지 짧은 여름이 온다지 구름이 말을 건네면 풀을 뜯는다지 향기 나는 꽃은 먹지 않는다지 오물거리는 입가에 향기가 묻어난다지 구름은 어린아이 발자국을 따라간다지 바람의 손을 잡고 오래 기다린다지 밤에는 별의 어깨를 두드려 주고 그러다가 울기도 한다지 구름의 틈 사이로 번개를 치고 비를 쏟아 낸다지 아주 멀리서 다가온다지 구름은 초원을 어루만진다지 때론 빠르게 때론 무섭게 두드리다가 초원이 깜짝 놀라 길을 내고 강을 만들게 한다..

펜로즈 삼각형/ 정우림

펜로즈 삼각형      정우림    표정이 자주 흔들리는 문을 열고 들어간다   바늘에 걸린 물방울이 튀어 오르고   찌를 던지고 기다리는 것은 오히려 떨림   물의 심장이 되어 출렁이는 구름   수면의 셔터가 번쩍,   그늘이 없는 감정의 마디가 휘청인다   물의 각이 어긋날 때 물고기와   잠시,   만났다   헤어진다   수면이 찰랑   메아리 번져 간다     -전문-   해설> 한 문장: '펜로즈 삼각형'은 이와 같은 정우림 시인의 시적 상상력이 응축되어 있는 대표적인 오브제라고 할 수 있다. 에셔의 판화 그림을 통해서도 널리 알려진 대로, 펜로즈 삼각형은 3차원의 현실에서는 성립이 불가능한 구조를 오히려 평면의 2차원에서 구현한 것을 대표한다. 이는 2차원에 그려져 있지만 3차원의 공간 개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