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보호 권승섭 약속을 지키러 간다 주말 오후 두 시 광장 만나면 약속은 쉽게 사라지고 멍하니 서 있으면 기다리는 사람들이 눈에 보인다 연인을 만난 연인이 빠져나가고 공원의 인원이 두 명 줄어들고 시계탑을 바라볼수록 초조해지는 얼굴도 있었다 멀리서 차 키를 쥔 손을 흔들며 그가 온다 많이 기다렸어? 얼마만큼 우두커니 있었는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 시계탑을 다시 보아도 알 수가 없고 차 키를 쥔 그와 차가 있는 곳으로 간다 시침과 분침이 겹쳐지는 순간으로 나아가듯 차 앞에서 그가 조수석 문을 연다 한숨 자고 일어나면 도착해 있을 거야 사방과 팔방으로 늘어진 곳에서는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고 백운호수 팻말을 지나 우리는 백운호수로 향한다 호수를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