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19 4

청담 순호의 마음 이해와 정화 인식(부분)/ 고영섭

청담 순호의 마음 이해와 정화 인식(부분)         『청담대종사전서』 (전11권)를 중심으로        고영섭/ 동국대 불교학과 교수     (前略)   그러면 마음이란 무엇인가? 우리 마음을 구성하는 심층마음인 아리야식과 표층의식인 자아의식과 분별의식은 어떻게 구분되는가? 자아의식과 분별의식은 어떻게 심층마음으로 귀결되는가? 이처럼 마음의 지형에 대한 정의와 의미에 대한 물음은 불교의 근본적인 물음이 된다.   이후 출가자임에도 불구하고 모친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본문 p-128, '각주 11)'에도 상세 설명) 파계한 것을 깊이 참회하기 위해 금강산 비로선원에서 3년간 피눈물 나는 정진을 거듭하였다.   오늘은 이곳 내일은 저 산, 이렇게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면서 운수행각을 한 지도 벌써 십..

환절기/ 윤여건

환절기     윤여건    매미가 운다. 사방팔방 외치는 소리 아니라 몇 남지 않은 여름날의 마지막 방아쇠. 엷은 구름강 위로 떠간다.   그 빈자리를 채우는 풀벌레 소리. 밤도 아닌 한낮에 그것도 떼 지어 부르는 긴 꼬리의 화살표들    환절기.   풀꽃 향 번져 오는 내 마음의 여울목. 길고 길었던 불안과 고요의 어느 중간쯤 아, 가을이 빈 배 타고 오나보다.    -전문(p. 49)  -------------------  * 『현대시』 2024-7월(415)호 에서  *  윤여건/ 2008년 『시로여는세상』으로 등단

북녘 집/ 홍신선

북녘 집     홍신선    이거이 피란 나올 때 문단속했던 우리집 대문 쇠때다.  자물통에 딱 맞을 거이디  잘 간직해야디 다시 고향에 돌아가면 필요할 기구만   경도 치매를 앓는  다소곳이 늙은 그녀가 낡은 장롱 밑바닥서 건져 올린  녹 붉게 슬고 절반은 삭은  고리에 꿴 열쇠 하나  그러나 칠십 몇 년  전 두고 온 북녘 집에는  무슨 세상이  괴물이 다 된 무슨 일월日月이 사는지  아무도 모른다.    -전문(p. 21)   -------------------  * 『현대시』 2024-7월(415)호 에서  * 홍신선/ 1965년 『시문학』으로 등단

추모-시) 쥐/ 김광림

추모>     쥐     김광림(1929-2024, 95세)    하나님  어쩌자고 이런 것도  만드셨지요  야음을 타고  살살 파괴하고  잽싸게 약탈하고  병폐를 마구 살포하고 다니다가  이제는 기막힌 번식으로  백주에까지 설치고 다니는  웬 쥐가  이리 많습니까  사방에서 갉아대는 소리가 들립니다  연신 헐뜯고  야단치는 소란이 만발해 있습니다  남을 괴롭히는 것이  즐거운 세상을  살고 싶도록 죽고 싶어  죽고 싶도록 살고 싶어  이러다간  나모 모르는  어느 사이에  교활한 이빨과  얄미운 눈깔을 한  쥐가 되어가겠지요  하나님  정말입니다   -전문, (『현대시』 2004. 7월호)  ■ 김광림 시인이 2024년 6월 9일 타계했다. 향년 95세. 1929년 함경남도 원산에서 출생했다. 忠男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