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 문태준 나는 이 가방을 오래 메고 다녔어 가방 속엔 바닷가와 흰 목덜미의 파도 재수록한 시 그날의 마지막 석양 빛 이별의 낙수落水소리 백합과 접힌 나비 건강한 해바라기 맞은편에 마른 잎 어제의 귀띔 나를 부축하던 약속 희락의 첫 눈송이 물풍선 같은 슬픔 오늘은 당신이 메고 가는군 해변을 걸어가는군 가방 속에 파도치는 나를 넣고서 -전문- ▶'뒤엉킴의 존재론'을 실현하는 서정시의 힘(발췌)_이성혁/ 문학평론가 시인이 오래 메고 다닌 가방. 이 글의 맥락에서 '가방'은 '시'라고 읽힌다. '시'는 반딧불이이자 가방이기도 한 것. 시인은 '시-가방' 안에 여러 가지를 넣어두고 가지고 다녔다고 한다. 특히 이 세계가 보여주는 아름다움을 넣어두었던바, 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