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조
문효치
해에게도
붉은 치마가 있음을 알았네
저 세상
아마 끔찍이도 사랑하는 이 있는 곳
거기에 갈 때마다
붉은 치마를 입고 치장한다는 걸
갈 때는
아무 흔적도 남기지 않고
소리 없이 사라져 버린다는 걸
해에게도
애틋한 사랑이 있음을 알았네
아름답게 단장하고
저녁마다 사랑의 나라로
가고 있음을 알았네
-전문(p.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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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집 『칠지도七支刀』에서/ 2011. 10. 25. <지혜> 펴냄
* 문효치/ 전북 군산 출생, 1966년⟪한국일보⟫ &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무령왕의 나무새』『왕인의 수염』『남내리 엽서』『계백의 칼』 등이 있으며, 『七支刀』는 10번째 시집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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