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에서 읽은 시

낙조/ 문효치

검지 정숙자 2024. 11. 25. 01:18

 

    낙조

 

    문효치

 

 

  해에게도

  붉은 치마가 있음을 알았네

 

  저 세상

  아마 끔찍이도 사랑하는 이 있는 곳

  거기에 갈 때마다

  붉은 치마를 입고 치장한다는 걸

 

  갈 때는

  아무 흔적도 남기지 않고

  소리 없이 사라져 버린다는 걸

 

  해에게도

  애틋한 사랑이 있음을 알았네

 

  아름답게 단장하고

  저녁마다 사랑의 나라로

  가고 있음을 알았네

     -전문(p.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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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집 『칠지도七支刀』에서/ 2011. 10. 25. <지혜> 펴냄 

 * 문효치/ 전북 군산 출생, 1966년⟪한국일보⟫ &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무령왕의 나무새』『왕인의 수염』『남내리 엽서』『계백의 칼』 등이 있으며, 『七支刀』는 10번째 시집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