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강우식 1 바다 곁에 오면 시끄러운 세상사 파도에게 도거리 줘 말끔히 밀어내고 싶다 바다 곁에 오면 갑자기 율리시즈처럼 배 밑창이 울리도록 가슴을 쾅쾅 치고 싶다 2 바다에 한번 빠지면 그 심연의 밑바닥까지 간다 그 심연의 세상은 너무 어둡고 캄캄하다 절망의 외침보다 더 크고 묵중한 침묵이 있다 경험한다는 거 배운다는 거 안다는 치 너무 하찮다 물이 커서 놀기 좋고 뜨기 좋다고 하지만 그 죄여 오는 압력을 어이 감당하랴 발버둥질 친다는 거 자체가 꿈속의 행동 같다 모든 것이 항공모함 같은 육중한 문이면서 모든 것이 문이 없는 첩첩산중과 같은 감옥이다 인간은 그런 바다에서 허우적대며 살아간다 3 생맥주 잔 만한 내 머리가 바다 쪽으로 기운다 파도가 흰 거품을 일으키며 출렁 담긴다 젊은 날에는 가슴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