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아쇠증후군 강기옥 "아야야 아야" 과녁도 없이 겨냥하는 아내의 총구에는 총알이 없다 좁쌀과녁이라도 되어야 할 상황에 나는 철없이 화약만 장전했다 식탁에 윤기를 더하려는 칼질과 가위질 난도질당하는 건 도마가 아닌 엄지손가락이었다 방아쇠를 움켜쥔 뼈마디에 열불만 질러대는 철없는 밥상 사단장 군단장을 능가하는 된장 간장 고추장을 거느린 명장 서툰 총잡이가 당기는 방아쇠에 내 뼈마디가 미리 아프다 -전문(p. 58-59) -------------------- * 『월간문학』 2024-3월(661)호 > 에서 * 강기옥/ 1995년 『문학공간』으로 등단, 시집『빈자리에 맴도는 그리움으로』『그대가 있어 행복했네』『오늘 같은 날에는』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