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차장 이하석 폐차장의 여기저기 풀죽은 쇠들 녹슬어 있고, 마른 풀들 그것들 묻을 듯이 덮여 있다. 몇 그루 잎 떨군 나무들 날카로운 가지로 하늘을 할퀴다 녹슨 쇠에 닿아 부르르 떤다. 눈 비 속 녹물들은 흘러내린다, 돌들과 흙들, 풀들을 물들이면서, 한밤에 부딪히는 쇠들을 무마시키며, 녹물들은 숨기지도 않고 구석진 곳에서 드러나며 번져나간다. 차 속에 몸을 숨기며 숨바꼭질하는 아이들의 바지에도 붉게 묻으며, 나사들은 차에서 빠져나와 이리저리 떠돌다가 땅 속으로 기어든다, 희고 섬세한 나무 뿌리에도 깃들며, 나무들은 잔뿌리가 감싸는 나사들을 썩히며 부들부들 떤다. 타이어 조각들과 못들, 유리 부스러기와 페인트 껍질들도 더러 폐차장을 빠져나와 떠돌기도 하고 또는 흙 속으로 숨어든다. 풀들의 뿌리 밑 물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