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서평 8

단평, 원구식 시집-마돈나를 위하여/ 정숙자

원구식 시집 『마돈나를 위하여』 정숙자 시작詩作은 자기만의 삶과 앎, 의식으로의 침투다. 현실적으로 자기 자신과 무관한 패러다임이 주제였다 할지라도 그것의 골자가 되는 기의는 독자적인 인식과 의지이다. 그러므로 한 권의 시집은 한 시인의 도정/관점이 새겨진 영혼의 중량이다. 시인은 시로써 태어나는 자이고, 시로써 성장하는 자이며, 시로써 죽는 자이다. 하여 한 시인에 대한 평가는 그가 생산한 시작품 외에 그 무엇으로도 가감될 수 없다. 원구식 시인의 새 시집『마돈나를 위하여』는 전작 시집과 꽤 오랜 세월의 간격이 있다. 그 긴 시간 동안 그는 무엇을 겪고 생각하고 삭혀냈을까. 『마돈나를 위하여』라는 표제가 이미 여느 시집과는 변별력을 지닌다. 억약부강抑弱扶强의 현대에 타인을 위한 노래는 흔치 않다. 『마..

내가 쓴 서평 2013.01.17

작별, 그 영원한 아픔/ 정숙자

작별, 그 영원한 아픔 정숙자 간간히 우체함에 시집이 꽂힌다. 겉봉을 따면 이제 막 부화한 시집의 생명이 느껴진다. 모든 시집엔 날개가 있고, 그 앞날개엔 저자의 약력과 사진, ―뒷날개엔 펴낸 곳의 시집 시리즈가 깃털을 드러낸다. 표지라고 명명된 한 쌍의 날개가 세상을 향해 힘찬 날개를 편 것이다. 편집자가 신중을 기했을 목차도 소중하긴 매한가지. 갓 깨어난 시집은 조심스럽게 본문을 내보이기 시작한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저자의 심정과 심성, 의도와 의지, 답보와 진보, 문장과 문체, 현상과 현실, 진정과 진의, 욕망과 욕구 심지어는 작가로서의 미래까지가 윤곽을 제시한다. 그러나 독자 개개인의(혹은 어느 단체의) 평가잣대가 정확한 눈금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시에 있어서만은 세계적으로나 국지적으로나..

내가 쓴 서평 2013.01.13

서평) 한 끼의 식사와 아버지의 뼈/ 정숙자

한 끼의 식사와 아버지의 뼈 정숙자 하늘은 깊어서 맑고 땅은 둥글어서 따뜻하다. 사람의 마음도 깊으면 맑고 둥글면 따뜻할 것이다. 그러므로 우주와 지구와 인간의 본질은 다르지 않다. 둥긂/맑음/따뜻함으로 살아간다. 다만 인간의 수명이 지구만 못하고 지구의 차원이 우주만 못하다는 점에 경계가 있을 뿐. 그런 대차대조 그래프 아래 인생여조로(人生如嘲露)라는 시적 압축 또한 오랜 세월을 거슬러 성립/회자되었으리라. 그렇듯 단명하고 나약한 인간이지만 오호라! 마음과 지혜만은 넓힐수록 끝없고 치밀하기로 들어도 막능당(莫能當)이니 어찌 대자연에 적응치 않을 수 있었겠는가. 그 적응의 첫머리에 길이 나고, 길의 연장선상에 여행이 있었음이니, -자애로운 어머니 강가 신(神)이여, 당신이 있어 그동안 내 삶이 풍요로웠나..

내가 쓴 서평 2013.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