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처음의 신화 외 1편 김성조 언제나 없는 너와 언제나 그리워하는 나 사이에 천 년 전에 새겨두었던 약속은 그리 믿을 것이 못 된다 바람은 어제처럼 빌딩 몇 채의 불빛을 강물 속에 부려놓고 다리 저 끝으로 멀어진다 거꾸로 선 불빛들은 젖은 채로 하늘의 별빛을 출렁이면서 세상 온갖 이야기를 다 흐를 듯하다 지친 다리를 끌며 오후를 건너는 동안 나무는 초록과 단풍을 번갈아 입으며 다시는 꿈꾸지 않으리라던 어느 적막한 날의 울음을 떠올린다 너 없는 봄을 기다리고 너 없는 가을을 작별하고 오늘은 나를 만나기 위해 오랜 누각에 빗발치는 맨 처음의 신화를 채록한다 -전문(p. 96-97) --------------------- 돌다리 전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