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김충래 창공에 큰 고래 한 마리 날고 뱃고동 축포처럼 울리면 오색 갈매기 일제히 공중부양 환호성이다 청어, 고등어, 꽁치 떼 지어 파도타기 하며 썰물처럼 빠지면 아직은 준치랴 우기며 휩쓸린다 줄지어, 무리 지어 순행과 역행을 즐기다 홀로 파도와 맞선다 가끔 물 위로 솟구쳐 거칠게 찬물 내뿜는다 향고래 먹은 청어 웃으며 들어오고 만세 부르며 고등어 골인하고 상어한테 지느러미 공격당한 꽁치 절룩거리며 결승선 통과한다 밀물이 되어 밀려온다 썩지 않는 준치 되려 나아간 그 세월에 꼬리지느러미가 잡힌 채 휘청거리며 들어온다 살아있다는 것은 가끔 자기 몸을 꼬리로 한번 세워보는 것이다 그래도 준치는 눈동자에 고래 한 마리 키우며 먼 곳 바라본다 -전문(p. 117) --------------- * 군산시인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