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화집에서 읽은 시

바다 2/ 박두진

검지 정숙자 2024. 4. 8. 01:51

 

    바다 2

   

    박두진

 

 

  바다가 와락

  달려든다.

  내가 앉은 모래 위에······

 

  가슴으로,

  벅찬 가슴으로 되어

  달려오는,

  푸른 바다!

 

  바다는,

  내게로 오는 바다는,

  와락 와락 거센 숨결,

  날 데릴러 어디서 오나!

 

  귀가 열려,

  머언

  바다에서 오는 소리에

  자꾸만, 내, 귀가 열려,

  나는 일어선다.

  일어서며,

  푸른 물 위로 걸어가고 싶다.

  쩔벙 쩔벙

  머언 바다 위로 걸어가고 싶다.

 

  햇볕 함빡 받고,

  푸른 물 위를 밟으며 오는 

  당신의 바닷길······

 

  바닷길을 나도,

  푸른 바다를 밟으며 나도,

  먼, 당신이 오는 길로 걸어 가고 싶다.

     - 전문(p. 10-11)

 

  * 블로그 註/ 참고 문헌: 韓國現代文學大系 20 朴 斗 鎭 (1983, 지식산업사. 49-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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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산시인포럼 제3집 『시, 바다와 썸 타다』 <序詩> 에서/ 2023. 12. 26. <미네르바> 펴냄  

  * 박두진/ 1916년 경기 안성 출생, 1939~40년 『문장』(정지용 추천)을 통해 등단, 1946년 첫 시집 박목월 조지훈과 『청록집』을 냄, 이후「바다로」「햇살 따실 때에」등 발표.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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