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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월도, 물안개에 갇힌/ 김금용

낙월도, 물안개에 갇힌      김금용    전남 영광 끝머리  서쪽 바다 낙월도에서  당분간 나는 패랭이꽃이나 되리   어쩌다 찾아오는 외지인에게  꺾이고 휘둘리며 묻어뒀던 사랑  종아리에 달라붙는 끈끈이주걱풀꽃인 듯  하얗게 가슴 부풀려 서 있을 터   달은 져서 비릿한 갯벌에 숨고  물안개에 갇힌 낙월도  사흘째 뭍으로 나갈 기미도 없이  당분간의 이 유예가 행복할 뿐,  법성포 순도 높은 증류수 몇 잔에 취해  한 눈빛으로 돌아드는 꺽새 춤사위  열 손가락 닿는 대로 화들짝 깨어나는  자귀나무의 연지빛 사랑  때늦은 설렘 빈 잔에 채워  새벽 열리는 퍼런 하늘가로 뿌려 버릴 터   품에 안기면 곧 부스러질  눈물 일렁이며 뱃전 쫓는  하얀 포말로 달려가 서 있을 터      -전문(p. 24) -..

『서울문학광장』을 열며/ 권용태

『서울문학광장』을 열며 권용태/ 시인· 서울문학광장 이사장 갑진년 청룡의 해가 밝았습니다. 임원진들과 회원님들의 가정에 행운이 깃들기를 기원합니다. 한국 문단의 위상을 더 높이고 새로운 문학의 지평을 열어갈 「서울문학광장」의 출범은 명실공히 범문단적인 신뢰와 소통의 광장을 마련하게 되었다는 데 큰 의미를 갖습니다. 2001년 10월 설립된 사단법인 의 창립 정신과 목적을 계승하는 가운데 한국문단 전체를 아우르는 여러 활동을 통해 문인과 시민, 특히 청소년들과의 교감을 넓혀 우리 문학의 진면목을 널리 알리고 자아실현과 상생의 기풍을 진작해 나가고자 합니다. 사단법인 「서울문학광장」은 한국 문단의 구심점이자 보금자리로서 문인들에게는 보다 수준 높은 문학작품을 낳을 수 있도록 창작의욕을 북돋우고 독자들에게는 ..

권두언 2024.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