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는 듯 다시 오소서
김지하
가시는 듯
다시 오소서
이곳 풍경이 쌀쌀합니다
추워
이름조차 서로
못 부르는 사람들이 손에 손을 잡고
당신
영결미사에 가고 있습니다
세상은 놀라고
하늘은 흐립니다
다가오는
엄청난 동아시아의
큰 문명 변동에
답할 이 없음을
슬기로운 우리 민족이 얼푸시
알아서입니다
부디
잘 가소서
그리고
가시는 듯
다시 오소서.
-전문(p. 116-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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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 통영문학상 수상작품집』 역대수상자 작품_에서/ 2021. 10. 15. <도서출판 경남> 펴냄
* 김지하(2019년 청마문학상 수상)/ 1941년 전남 목포 출생, 1961년 대일굴욕외교 반대투쟁에 가담-첫 옥고를 치름, 1966년 서울대 미학과 졸업, 1969년 『시인』지에 「황톳길」등 5편 발표하며 작품활동 시작, 1970년 『사상계』에 「오적五賊」 발표 후 반공법 위반으로 투옥, 국제시인회의 위대한 시인상, 크라이스키 인권상, 만해문학상, 청마문학상 등 수상, 시집『타는 목마름으로』『오적』등 다수의 저서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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