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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영_인터넷 시단의 새로운 주체···(발췌)/ 깊은 밤의 시골 국도 : 장이랑

깊은 밤의 시골 국도午夜的鄕村公路      장이랑江一郞     김미영/ 復旦大學校 연구원   깊은 밤, 시골 국도는 이상스레 적막하다  달빛이 어두운 모래알 위를 구른다  어쩌다가 야간 화물차 한 대가  소리 없이 스쳐가  속도에 놀란 반딧불이는  별똥별처럼, 더 깊은 밤으로 빠져든다  이때, 어떤 이가 고향으로 돌아온다, 시골 국도를 따라  새벽까지 고요히 걸어낸다  잠들지 않은 한 마을은, 멀리 떠나는 이를 눈으로 배웅한다  물처럼 찬 밤을 빌려  불 꺼진 저 먼 곳으로 향해 걷는다     -전문-   ▶메인터넷 시단의 새로운 주체, 저층 시인_2. 지식인의 풀뿌리 시(발췌) _김영미/ 復旦大學校 연구원   장이랑의 「깊은 밤의 시골 도로」를 보면, 시의 톤이 상당히 절제돼 있다. 격앙되거나 울부짖지..

외국시 2024.09.22

2000년대 이후 중국 시 동향(부분)/ 오형엽

2000년대 이후 중국 시 동향(부분)      오형엽/ 문학평론가    중국의 현대시는 한국 현대시의 경향을 조망하고 새로운 지평을 탐색하기 위해서 중요한 참고가 될 수 있다. 중국 문단의 일반적인 관점에 따르면 1907년 루쉰魯迅이 서구 시인들의 시를 백화로 소개한 이후로부터, 1966년부터 1976년까지 발생한 문화혁명 이전까지를 '중국 현대시'로 부르고, 1970~1980년대 이후의 시를 '중국 당대시當代詩'라고 부른다. 본격적인 중국 현대시는 백화시 초기의 호적胡適 · 유대백劉大白 등에 의해 시작되었고, 이후 서구 낭만주의 시에 영향을 받은 서지마徐志摩 · 주상朱湘등의 신월파新月波, 서구 모더니즘 시에 영향을 받은 이금발李金髮 등의 상징파, 상징파를 계승하면서 순수시를 지향하는 대망서戴望舒 등의..

한 줄 노트 2024.09.22

21세기 중국 시단(詩壇) 풍경(부분)/ 이경하

21세기 중국 시단詩壇 풍경(부분)             "여러 소리의 기묘한 혼합"     이경하/ 중국 현대시·대중문화 연구가    1. "신新 타동사적 글쓰기"의 등장(부분)  프랑스의 구조주의 철학자이자 비평가인 롤랑 바르트는 글의 목적에 따라 글쓰기를 두 종류로 구분하며, 자기만족을 위한 글쓰기를 '자동사적 글쓰기', 지식 전달이나 독자 설득을 위한 글쓰기를 '타동사적 글쓰기'라고 설명한 바 있다.6) 그는 순수한 의미에서의 '작가(ecrivain)'에 비해 ,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 언어를 사용하는 '지식서사가'를 에크리방(ecrivant)이라 지칭하며, 작가는 '무엇보다도 자동사적인 언어의 본질을 추구하는 사람인 데 반해, '지식서사가'는 타동사적인, 어떤 목적(설명하고 증명하고 가르..

한 줄 노트 2024.09.22

치세의 중심에 시의 누각을 세우다_경회루/ 임연태

치세의 중심에 시의 누각을 세우다         경회루     임연태/ 시인    조선의 법궁 경복궁의 중심에 국보 경회루慶會樓가 있다. 조선 건국과 동시에 경복궁을 건립할 때부터 있었지만 태종 12년(1412)에 수리하면서 규모를 늘렸고 이때 '경회루'라는 이름도 지었다. 임진왜란 때 불에 타 한동안 방치되었다가 고종 4년(1867) 경복궁과 함께 재건되어 오늘에 이른다. 누대를 떠받친 돌기둥의 숫자와 모양에 음양의 이치와 오행의 도리가 담겨 있고, 마루판의 구조와 천정의 문양이 모두 정교한 솜씨로 사상적 근간을 담고 있다. 경회루는 외교의 공간으로 중요한 곳이었고 각종 연회와 강론과 시회詩會의 공간이었고 기우제를 지내거나 활쏘기와 군사훈련을 참관하는 곳으로도 쓰였다.   "백 자나 되는 높은 다락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