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화가 된 휴지통* 김뱅상 머그 컵? 휴지통 앞에서 말이 꺾인다 브도블록 한 장쯤, 기울어진 머그잔에 스트로 꽂아 넣자 뭉그러지는 속엣말 몇 모금 와글시끌, 끌려오는 발바닥 조각들 가로세로들, 콜라주 나 왜 휴지통 앞에 서 있지? * 얼굴 따윈 필요 없어, 뒤통수를 반쯤 기울여 보면 알아 숨은 것들이란 가장자리 쪽으로 기울거든 머그 컵을 뒤집는다 오토바이 소리 자동차 소음 엎어지고 소프라노, 어제 죽은 여배우의 대사 비스듬히 선다 공중으로 돌아가려는 것일까? 너와 난 어깨를 들썩였잖아, 어슷 햇살이 잘려 나가는 찰나였어 라운드 미드나잇 흐르고 피카소 달리 에른스트 마그리트, 지나가고 머릿속에 엉겨드는 토끼 여우, 이건 뭐! 짐승도 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