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구스티누스를 생각하며 시를 버리다 최동호 신에 대한 강한 회의로 경건한 말씀을 전하는 성서를 휴지보다 가치가 없다고 집어 던져 버렸다는 젊은 날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을 떠올리며 나의 시를 돌이켜 생각해 본다. 나의 시는 그대 한 사람의 마음도 꿰뚫지 못하고 나의 시는 그대 한 사람의 사랑도 얻지 못하고 나의 시에 뒤늦게서야 절망에 빠진다. 나의 시는 종이 한 장 뚫지 못하고 나의 시는 볼펜에서 삐져나와 종이 위에 낙서를 그리고 어두운 수채 구덩이 속으로 사라진다. 나의 시는 누구에게도 위로가 되지 못하고 나의 시는 종이만 버리고 읽히지 않은 채 사라진다. 한때는 나도 커다란 꿈을 가지고 있었다. 나의 시는 절망에 빠진 젊은 시절 나를 구해 주었고 나의 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