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 김은우 펭귄이 있고 북극곰이 있고 개가 있고 바다코끼리가 있고 바다표범이 있다 없는 기대와 실망이 둥둥 떠다니는 얼음뿐인 땅을 그린란드라 이름 붙인 아이러니 썰매개들이 얼음 대신 물속을 달린다 붙잡을 수 없는 것들을 과감히 놓아주는 고립의 세계에 갇힌 이곳에선 모두가 외톨이 개랑 친해져서 개에게 고기 뼈도 던져주는 과거인 듯 미래인 듯 알 수 없는 시간 나를 닮은 누군가 있을 것 같아 두리번거려도 아무도 없다 어쩌자고 도착하기도 전에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건지 아름답고 선명한 오로라가 나타날 때 춥다고 말하는 입이 얼어버린다 귀 기울여보면 저 멀리서 바람 소리인 듯 웃음소리인 듯 희미하게 들려오는 소리 발자국을 따라 침묵이 길어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