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배지에서 추사를 지켜준 꽃 - 제주수선화> 수선화과 강은희/ 생태작가 "수선화는 과연 천하의 큰 볼거리입니다. 강절江浙 이남에서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이곳은 마을마다 한 치, 한 자쯤의 땅에도 없는 곳이 없는데 화품花品이 대단히 커서 한 송이가 많게는 십수화十數花, 팔구악八九萼, 오륙악五六萼에 이르되 모두 그렇게 핍니다. 꽃은 정월 그믐, 2월 초에 피기 시작해 3월이 되면 산과 들, 밭두둑 사이가 흰 구름이 질펀하게 깔려 있는 듯, 또는 흰 눈이 광대하게 쌓여 있는 듯합니다." 추사의 이 꽃편지가 아니었다면 수선화꽃으로 눈부신 제주 바닷가의 옛 풍광을 상상해 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을 것입니다. 8년 3개월의 깊고 두려운 고독 속에 서 있던 그는 수선화꽃 더미로 들이치는 바람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