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13 3

공우림(空友林)의 노래 · 61/ 정숙자

공우림空友林의 노래 · 61      정숙자    나비가 다시 알을 낳는다는 건 얼마나 참혹한 일인지요. 나비가 되기까지는 기지 않으면 안 될 단애가 기다리고 있는 까닭입니다. ···날개는 아마도 눈물의 흔적일 것입니다. ···왜 꼭 애벌레 속에 숨겨진 것일ᄁᆞ요. 신의 선물인 새 옷을 펴보기도 전에 부리에 먹혀버린 여한들을 위하여 기도합니다. 그 수자령 나비들이 저에게는 가장 안 잊히는 ᄂᆞ비입니다. (1991. 1. 3.)                        거실 한가득 햇빛이 쏟아집니다. 난리라도 난 듯 구석구석 스며듭니다. 얼마나 고마운지, (자신에게 말 건넵니다) 우리는 우리가 만든 빛 조금만 써도 세를 내야만 ᄒᆞ죠. 꼼짝없이 계산해야 합니다. 태양의 덕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음입니다.  ..

윤개나무/ 김영자

윤개나무      김영자    꽃숭어리 숭어리 휘어진 나무는  온몸이 꽃이어서 슬퍼 보였어요   간밤 내내 울부짖던 바람소리와  구름처럼 피어오른 꽃의 무게와  깡마른 몸을 휘어 감고 핀  꽃무더기의 가뿐 숨소리 때문   어머니 허리처럼 휘어진  낯선 나무의 안부가 밤 내 궁금했어요   어둠속 폭풍우에 쓰러졌거나 꺾였을  움푹 파인 앙상한 뼈마디로  절박한 무서움 이겨내고   한 움큼 새벽빛을 들고 있다니요  보랏빛 꽃술을 어깨에 걸고 반짝이다니요   보랏빛 좋아하시던 어머니의 몸을 만지듯  나무허리 자꾸만 쓰다듬어 뜨거워지는데  안개나무의 허리가 흔들려요  내 발자국 소리 알아차리고 꿈꾸기 시작해요    -전문(P. 32)   -----------------------  * 『문학 사학 철학』 2024..

카테고리 없음 2024.10.13

복 비가 내리고 있네요/ 태동철

복 비가 내리고 있네요     태동철    자연은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절대 평등하다지요  자연은 어떤 경우에도 절대 용서가 없다지요  인간, 우리네 삶이 자연이라네요   우리네 삶은 그릇 따라 다르다지요  항아리 옹기, 사발, 종기, 접시  복 비는 그릇 따라 담긴다지요   아 차, 저 항아리 엎어졌네요  에 그, 저 사발 깨졌네요  어 쩜, 저 종기 쓰러지고 있네요  복 비는 옹기에만 찰랑찰랑 넘실대네요   복 비에 목마른 사람은  이노모리 가이츠* 선생님께  여쭈어 보시구려.     -전문(p. 24-25)    * 이노모리 가이츠 : "카르마 경영" 저자이며 경영자    -----------------------  * 『문학 사학 철학』 2024-가을(78)호 에서  * 태동철/ 경기 인천 출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