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막 윤의섭 네 어둠을 지켜줄게 이런 마음은 눈 내리는 장면을 닮은 것이다 나는 바닥까지 드리운 결심을 걷어내지 않는다 몇 년을 지나 깬 듯한 아침 이사 온 지 한참 됐어도 낯선 거리 버스기시에게 인사를 건네면서도 식당 주인과 얘기를 나누면서도 나는 나로부터 동떨어져 있다 눈은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창가에 앉은 나는 거대한 눈물이었다 네 어둠은 새어나가지 못할 것이다 이런 저주를 나는 거둬들일 생각이 없다 내가 막고 있는 건 햇빛 별빛 가로등 빛 무수한 종류의 빛 반대편으로 내몰린 모든 곳으로부터의 끝에 사는 생물 나는 풀려날 때를 기억하고 싶지 않다 두려운 것일까 눈처럼 마침내 사라져 버리는 일은 -전문(p. 91-9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