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도 부끄러워요? 금시아(글) / 최영란(그림) "향아야, 빨리 학원 가야지." 엄마가 주방에서 큰 소리로 재촉한다. "네. 갑니다. 할머니도 빨리요" 향아는 할머니 손에 노래 가방을 들려 주고 제 피아노 가방도 얼른 챙겨서 나간다. 발소리 뒤로 현관문이 쾅, 닫힌다. 할머니는 혼자서 농사지을 정도로 건강했었다. 그런데 많이 아파서 지난봄에 향아 집으로 왔다. 할머니는 예전과 다르게 모든 게 느려졌다. 그렇게 말도 행동도 어눌한 할머니가 민요를 배운단다. "엄마, 민요가 얼마나 어려운데 어떻게 배워요?" "아냐, 이젠 나도 내가 좋아하는 걸 해 보고 싶구나." 엄마가 말렸지만 할머니는 기어이 동네 복지관 민요반에 등록했다. 그날 밤 향아는 엄마가 아빠랑 나누는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