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16 2

부케 외 2편/ 허윤정

부케 외 2편      허윤정    던져지는  박수 소리   꽃이다  이 하루   갈채다 특집방송이다    -전문(p. 160)      -----------    폐가    햇살이 머무는 집   그림자의 흔적   바람의 전시관     -전문(p. 112)       ---------------    소나기    타자기  소리   잠들지 못하는  작곡가   -전문(p. 168)   해설> 한 문장: 은유가 관습화되고 고착화되면 죽은 은유가 된다. 죽은 은유는 세계에 대한 이해를 고착화된 인식틀에 가둔다. 그래서 좋은 은유는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범주화를 실현한 은유다. 범주화 과정에서 축소되고 은폐된 의미들을 불러내는 것이다. 시인은 고착화된 은유로 범주화된 낡은 이미지가 아니라, 그 은유의 후면으로 축..

가을/ 허윤정

가을     허윤정    낙엽  불꺼진 창   벌레 소리  창문에 불을 켠다     -전문-  해설> 한 문장: 허윤정 시인은 세계의 풍경을 매우 간명한 이미지로 제시한다. 그의 시는 세계를 이루고 있는 이미지의 조각들을 세밀하게 펼쳐놓지 않는다. 세계의 이미지를 단순하고 간명하게 제시함으로써 그 이미지가 독자에게 손쉽게 스며들도록 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언어의 경제성을 극단화시킨 시 텍스트는 사유나 이미지에서 참신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시는 가을 이미지를 참신하게 드러낸다. "낙엽"이 지고 "불꺼진 창"이라는 쇠락과 어둠의 이미지 속에서 "벌레 소리"가 "창문에 불을 켜"는 이미지를 생성하고 있다. 일상적인 어법이라면 "벌레 소리가 들리고 누군가 창문에 불을 켠다"로 서술되겠으나 이런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