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발톱꽃과 나의 현 박잎/ 시인 내 영혼의 비할 길 없는 황량함을 매일 꿈속에서 만난다. 황량함이라기 보다는 차라리 풀어헤쳐진 잔혹함이라고 해야 할까. 이 잿빛 미망의 끝은 과연 어디일까··· 가슴을 진정시키려 두 눈을 감는다. 막막한 어둠 속, 홀로 가닿는 마지막 풍경은 말이 떨어져 누운 절벽이다. 어디선가 파도 소리 가없이 들려오지만 기이하게 바다가 보이지 않는 절벽. 그 절벽 아래 말이 홀로 누워 있다. 오랜만에 명월리 종점에 갔다. 보랏빛 엉겅퀴에 나비가 하얀 나비가··· 날개에 아주 쬐그마한 노랑 꽃잎을 묻히고 하늘하늘 앉아 있었다. 변두리 빈터. 한낮의 색감은 어쩌자고 이리 아름다운가. 더더욱 절망하며 '명월상회' 앞에 이르니, 개울가에 꽃이 있었다. 옅은 자줏빛 매발톱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