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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 애도, 정치(부분)/ 김춘식

폭력, 애도, 정치(부분)     김춘식/ 문학평론가    애도의 정치는 기본적으로 타자에 대한 '책임'을 자신의 내적 의미로 환원한다는 점에서 가라타니 고진이 말한 칸트적 윤리의 명제를 실천하는 일이고 그래서 누구도 이 책임으로부터 예외일 수 없다. 90년대 이후 한국문학이 21세기적인 비전을 획득하는 과정에는 사실 이러한 거대 주체의 억압으로부터 해방되는 경험이 중요한 계기로 작용한다. 거대 주체의 지배 아래에 있는 개인은 결코 자유로울 수가 없다. 그리고 자유가 없는 주체는 동시에 그 자유의 행사를 통한 윤리적 책임도 질 수가 없는 것이다. 기억과 신체에 대한 억압이 해방된다는 측면에서 90년대 이후의 민주화는 새로운 공동체와 정치적 삶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조건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해방의 ..

한 줄 노트 2024.10.09

이미지의 유희 대신 자기 성찰의 자세를/ 김병호

이미지의 유희 대신 자기 성찰의 자세를      김병호    아쉽게도 이번 2024년 전반기 신인상 공모에서는 신인을 배출하지 못했다. 아쉬움은 아쉬움대로 남으면서 또 다른 기대를 가져 볼 만한 기회였다. 낯익은 이름이 몇 보였으나 이전보다 나아졌다고 볼 수 없는 수준에 그쳤고, 새로운 이름들은 절대적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풍성해졌다고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여전히 문학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시를 쓰는 이들이 있는 사실에 '다음에'라는 희망을 가져본다.  평론가 김현은 "문학은 유용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인간을 억압하지 않는다. 억합하지 않는 문학은 억압하는 모든 것이 인간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시가 자꾸만 읊조림이 되어가고 있다. 역사와 사회, 자기..

한 줄 노트 2024.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