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묘지에서 김미옥/ 문예비평가 작년 만주 여행길에 윤동주의 묘지를 찾는 일정이 있었다. 그난 나는 무슨 일로 일행을 놓치고 혼자 걸어야 했다. 앞을 분간할 수 없는 눈보라로 길을 잃어버렸다. 바람이 울음소리를 냈는데 장년의 남자들이 내는 곡소리였다. 다행히 나를 찾으러 온 일행이 있어 나는 무사히 그의 묘에 닿을 수 있었다. 그러나 내가 찾았던 것은 바로 옆 송몽규의 묘였다. 윤동주와 송몽규는 중국 길림성의 명동촌에서 같은 해 한 집에서 태어나 같이 자랐다. 같은 학교를 다녔고 같은 죄목으로 재판을 받아 같은 감옥에서 19일 간격으로 옥사했다. 문익환의 『윤동주 평전』에 의하면 동주는 몽규에게 항상 열등감을 느꼈다고 한다. 그는 어릴 때부터 성격이 활달했고 뛰어난 문학적 재능이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