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미래▼ 최백규 이제 네가 신이 되었어 사랑하는 사람들이 바닥에 눕혀진 나를 내려다보며 전해주었다 나무로 되어 조용히 망가진 교실에서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야 서럽게 울면서 살아남았다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죽으면 다 끝이라고 반복했다 열린 창을 통해 온몸에 빛이 쏟아지고 손바닥으로 눈가를 쓸어내리듯 바람이 가벼웠다 신은 왜 나에게 신을 주었을까 바다에서 썩지 못하고 다시 밀려온 소년을 바닷가에서 수습하듯이 여름 내내 살의와 선한 마음들이 세계를 둘러싸고 일상을 회복하기 위해 긴 싸움이 이어졌던 것이다 나의 몸 위로 수많은 꽃이 쌓이고 환하게 웃으며 사랑하는 사람들을 안아주고 싶었다 미래를 마주하고 온 것처럼 살가운 눈물로 더 이상 막아야 할 슬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