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 맞선 순수의 형태들 2 (부분) 정과리 전봉래는 '페노발비탈'을 먹고 죽어 가는 시간 속에서, "유서를 쓰기 전에 전축으로 가서 바하의 레코드판을 걸었2)"다. 그것을 두고 그의 아우는 바하의 음악은 치열한 인간적 삶의 갈구요 그 숭고한 승화입니다.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기 직전에 취한 이러한 작업에서도 나는 그의 죽음이 패배나 도피의 길이 아니요 오히려 그가 신념한 바와 같이 '정확하고 청백하게 살기' 위한 길, 즉 적극적 인간적 삶의 준열한 길임을 보는 것입니다. 라고 적었다. 이것이 전봉건과 김종삼의 시적 출발을 이룬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그런데 두 사람이 출발을 위해 디뎠던 판의 위치는 달랐다. 전봉건은 죽음의 행위 자체에 중심을 두었다면 김종삼은 '음악'에 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