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이후 중국 시 동향(부분)
오형엽/ 문학평론가
중국의 현대시는 한국 현대시의 경향을 조망하고 새로운 지평을 탐색하기 위해서 중요한 참고가 될 수 있다. 중국 문단의 일반적인 관점에 따르면 1907년 루쉰魯迅이 서구 시인들의 시를 백화로 소개한 이후로부터, 1966년부터 1976년까지 발생한 문화혁명 이전까지를 '중국 현대시'로 부르고, 1970~1980년대 이후의 시를 '중국 당대시當代詩'라고 부른다. 본격적인 중국 현대시는 백화시 초기의 호적胡適 · 유대백劉大白 등에 의해 시작되었고, 이후 서구 낭만주의 시에 영향을 받은 서지마徐志摩 · 주상朱湘등의 신월파新月波, 서구 모더니즘 시에 영향을 받은 이금발李金髮 등의 상징파, 상징파를 계승하면서 순수시를 지향하는 대망서戴望舒 등의 현대파 등을 거치고 항전시· 좌경시 등의 참여시로 이어졌다. 한편 1950년대 이후 대만의 시단은 전통적인 시풍을 계승한 자유시파와 서구적인 초현실주의 및 모더니즘을 도입하여 새로운 기교와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였고, 1980년대 이후 중국의 당대시는 현대적인 예술 창작방법을 도입한 몽롱파朦朧波가 등장하였다. (p. 98-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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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하 교수는 21세기 중국 현대시의 창작 현상 중 "신新 타동사적 글쓰기의 등장"과 "여성 시인 창작 열풍"을 중심으로 21세기 중국 현대시단의 풍경을 세세히 살펴본다. 1990년대 거대 서사와 계몽사상을 해체하고 일상의 사소한 경험에 천착했던 '타동사적 글쓰기'의 "사적화 · 협소화" 문제를 비판, 계승하며 등장한 "신新 타동사적 글쓰기"는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과 일상경험을 동시에 추구하면서 시 창작과 외부 세계의 관계성에 집중한다. 1978년 새혁 개방 이후 눈부신 발전을 거듭한 중국 여성시는 인터넷의 발달과 더불어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된다. 장더밍과 리샤오쥔에 의해 명명된 '신홍안新紅顔 글쓰기'는 인터넷 매체 특히 블로그에 올려진 젊은 여성 시인과 그 창작물의 집단적 대량 출현을 개괄하는 개념인데, 그 명명의 적절성 여부와 시학적 가치 측면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여성 블로거의 작품을 제도권 담론의 장 안에서 논의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p. 99-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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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시』 2024-8월(416)호 <기획성/ 기획의 말_ 2000년대 이후 중국 시 동향> 에서
* 오형엽/ 문학평론가, 1994년 『현대시』신인추천작품상 & 1996년 《서울신문》신춘문예 평론부문 등단, 비평집『신체와 문체』『주름과 기억』『환상과 실재』『알레고리와 숭고』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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