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녘 집
홍신선
이거이 피란 나올 때 문단속했던 우리집 대문 쇠때다.
자물통에 딱 맞을 거이디
잘 간직해야디 다시 고향에 돌아가면 필요할 기구만
경도 치매를 앓는
다소곳이 늙은 그녀가 낡은 장롱 밑바닥서 건져 올린
녹 붉게 슬고 절반은 삭은
고리에 꿴 열쇠 하나
그러나 칠십 몇 년 전 두고 온 북녘 집에는
무슨 세상이
괴물이 다 된 무슨 일월日月이 사는지
아무도 모른다.
-전문(p.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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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시』 2024-7월(415)호 <신작특집> 에서
* 홍신선/ 1965년 『시문학』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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