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북녘 집/ 홍신선

검지 정숙자 2024. 8. 19. 01:48

 

    북녘 집

 

    홍신선

 

 

  이거이 피란 나올 때 문단속했던 우리집 대문 쇠때다.

  자물통에 딱 맞을 거이디

  잘 간직해야디 다시 고향에 돌아가면 필요할 기구만

 

  경도 치매를 앓는

  다소곳이 늙은 그녀가 낡은 장롱 밑바닥서 건져 올린

  녹 붉게 슬고 절반은 삭은

  고리에 꿴 열쇠 하나

  그러나 칠십 몇 년  전 두고 온 북녘 집에는

  무슨 세상이

  괴물이 다 된 무슨 일월日月이 사는지

  아무도 모른다.

    -전문(p.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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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시』 2024-7월(415)호 <신작특집> 에서

  * 홍신선/ 1965년 『시문학』으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