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
윤여건
매미가 운다. 사방팔방 외치는 소리 아니라 몇 남지 않은 여름날의 마지막 방아쇠. 엷은 구름강 위로 떠간다.
그 빈자리를 채우는 풀벌레 소리. 밤도 아닌 한낮에 그것도 떼 지어 부르는 긴 꼬리의 화살표들
환절기.
풀꽃 향 번져 오는 내 마음의 여울목. 길고 길었던 불안과 고요의 어느 중간쯤 아, 가을이 빈 배 타고 오나보다.
-전문(p. 49)
-------------------
* 『현대시』 2024-7월(415)호 <신작특집> 에서
* 윤여건/ 2008년 『시로여는세상』으로 등단
'잡지에서 읽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승희_무한을 향해, 무한의 너머를 향해(발췌)/ 설계 : 강영은 (0) | 2024.08.21 |
---|---|
오형엽_모티프, 인유, 몽타주, 알레고리(발췌)/ 사육제의 나날 : 신동옥 (0) | 2024.08.20 |
북녘 집/ 홍신선 (0) | 2024.08.19 |
심은섭_공空과 색色의 동일성 증명(발췌)/ 어느 날/ 권현수 (0) | 2024.08.17 |
호곡장/ 휘민 (0) | 2024.08.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