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환절기/ 윤여건

검지 정숙자 2024. 8. 19. 02:08

 

    환절기

 

    윤여건

 

 

  매미가 운다. 사방팔방 외치는 소리 아니라 몇 남지 않은 여름날의 마지막 방아쇠. 엷은 구름강 위로 떠간다.

 

  그 빈자리를 채우는 풀벌레 소리. 밤도 아닌 한낮에 그것도 떼 지어 부르는 긴 꼬리의 화살표들 

 

  환절기.

 

  풀꽃 향 번져 오는 내 마음의 여울목. 길고 길었던 불안과 고요의 어느 중간쯤 아, 가을이 빈 배 타고 오나보다.

    -전문(p.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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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시』 2024-7월(415)호 <신작특집> 에서

  *  윤여건/ 2008년 『시로여는세상』으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