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이 들려주는 시 외 1편 정우림 초원에서는 구름이 말을 한다지 그 말귀를 잘 알아들은 말과 양 떼가 그 노래를 따라 부른다지 야크는 천천히 걸으면서 읊조린다지 눈 속에서 꽃대를 밀어낸 에델바이스가 여름의 눈썹으로 피어난다지 그렇게 천천히 푸른 풀밭을 산책하며 건너간다지 짧은 여름이 온다지 구름이 말을 건네면 풀을 뜯는다지 향기 나는 꽃은 먹지 않는다지 오물거리는 입가에 향기가 묻어난다지 구름은 어린아이 발자국을 따라간다지 바람의 손을 잡고 오래 기다린다지 밤에는 별의 어깨를 두드려 주고 그러다가 울기도 한다지 구름의 틈 사이로 번개를 치고 비를 쏟아 낸다지 아주 멀리서 다가온다지 구름은 초원을 어루만진다지 때론 빠르게 때론 무섭게 두드리다가 초원이 깜짝 놀라 길을 내고 강을 만들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