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차휴가 되어진다고 믿는 것들 유현아 우리는 이렇게 살지 말자, 라고 말하는 사람 앞에서 그럼 우리는 다르게 살아야지, 라고 주장하는 사람 앞으로 쏟아져 내려오는 야근 뒤의 사람들은 어떤 기대도 하지 않고 떠밀려 가는 구름처럼 하루의 하루를 비워 둔 채로 산다고 말하지 (아버지는 사장을 꿈꿨다) 이 세상이 아름답게 되어질 거라고 말하는 사람은 오후 네 시의 따분함처럼 적막을 기다리고 어깨와 어깨가 부딪히는 시간은 금방 사라지게 되어질 거라고 상자 안에 들어가서 군데군데 빈말을 뿌려 놓는다 (아버지는 망했다) 야근을 끝내고 집으로 가는 지하철을 기다리는 사람이 어제보다 많은 이유를 알고 싶지 않다 봄이 오고 있었지만 여전히 겨울 코트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