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첫닭/ 박만진

검지 정숙자 2024. 7. 20. 01:27

 

    첫닭

 

    박만진

 

 

  한가윗날 보지 못한

  보름달을

 

  양력 시월

  새벽 일찍 보네

 

  저 먼 첫닭,

 

  얼마나 목을 길게 빼면

  울음 또한 저리 길까

 

  이웃 일손들의 새벽잠을

  서둘러 깨우려 하나

 

  저 먼 첫닭,

 

  얼마나 목을 곱게 빼면

  울음 또한 저리 고울까

 

  그래, 사람아!

 

  맨 처음 우는 닭이

  첫닭이 아니라

 

  맨 처음 듣는 소리가

  첫닭이네

   -전문(p. 20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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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현실』 2023-여름(92)호 <이 계절의 시인/ 신작시> 에서  

* 박만진/ 1987『심상』으로 등단, 시집『오이가 예쁘다』『붉은 삼각형』『바닷물고기 나라』『단풍잎 우표』등 10권, 시선집 『꿈꾸는 날개』등 3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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