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추 이현승 최근에 「양상추」라는 시를 썼다. 나는 최근에 가늘고 희미한 것에 대한 감식안을 키우는 데 큰 희열을 맛보는 중이다. 그러던 중에 어머니와의 한 토막 전화 통화가 계기가 되어 쓰게 된 시이다. 고향에서 홀로 지내시는 노모와 하루 한 번 정도는 통화를 하는데, 노모에게 들은 말 한 토막이 내게 시적인 정념을 주었다. 어머니께 안부 전화를 해서 뭐하시느냐고 여쭸더니 어머니는 삼동이 지나가고 제법 볕이 다사한 날이라고 인근의 오일장에 가서 양상추를 하나 사 오겠노라고 포부를 전했다. 다섯 남매를 낳아 키우던 억척스런 어머니는 어디 가고 지금 어머니는 팔순의 노인이 되어 당신 몸 하나를 건사하는 것도 힘에 부쳐 하시곤 한다. 그래서 어머니가 장에 가면 양상추를 진짜 하나 사서 들고 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