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화집에서 읽은 시

전화 2/ 문화빈

검지 정숙자 2023. 1. 12. 02:13

 

    전화 2

 

    문화빈

 

 

  전체 공개 창문을 닫아 놓았더니

  고요하니 쓸쓸한 냄새가 난다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킨다

  바게트 굽는 소리가 무겁다

  파란 접시에 바게트 빵을 놓고

  감정이 많아 어깨가 처진

  붓꽃 한 송이

  테이블에 놓는다

  빗방울이 거세게 창문에 부딪친다

  뜯어진 커튼처럼 혼자 남겨진다

  싸늘해지는 비 냄새를 맡으며

  빵을 먹는다

    붓꽃을 좀 보렴, 아름답잖니

  작별 속에 

  어떤 질투 같은 것이 생긴다

  소나기 밖으로

  나는 용기 같은 걸 시험하러 떠난다

  눈을 감고 어깨 처진

  붓꽃을 보며

    -전문(p.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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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산시인포럼 제1집 『포엠 21』에서/ 2022. 12. 5. <미네르바> 펴냄  

  * 문화빈(본명: 문정숙)/ 2020년 『미네르바』로 시 부문 등단, 시집『파이(π) 3.141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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