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전 애인에게 새로운 애인이 생겼을 때/ 양애경

검지 정숙자 2019. 11. 11. 02:35

 

 

  전 애인에게 새로운 애인이 생겼을 때

 

  양애경

 

 

- 전 애인이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있는 느낌이에요

  헤어진 지 석 달이에요

  그러니까 그럴 수도 있다고는 생각하는데

  왜 전 자꾸 그런 생각이 들지요?

  나는 밥도 못 먹고 가슴이 찢어지는데

  그 사람은 우리의 사랑이 그렇게 아무것도 아니었나?

  다들 전 애인에게 새로운 애인이 생겼다는 걸 알면 어떤 생각이 드세요?

 

- 저 여자 참 불쌍하다 그런 생각이 들던데

- 글에 온갖 미련이 담겨 있네 ㅋ ㅋ ㅋ 왜 안 되는데? ㅋ ㅋ

- 구질구질하다;;;

- 난 남자인데 그냥 "쟨 남자 멊이는 못 사는 애구나.. 싶은데?"

 

만났다 헤어진

경험이 적은 사람이 더  상처 받아요

많이 사랑할수록 약하니까

많이 사랑한 사람일수록 더 비웃음을 사요

 

괜찮아 괜찮아

당신도 이젠 경험 하나 쌓은 사람

다음에 헤어질 땐 더 단단해져서

그냥 싱끗 웃으며 헤어져 줘요

안녕, 전 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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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크『화요문학』2019 / 23호 <신작시>에서

 * 양애경/ 1982년《중앙일보》신춘문예 시 당선, 시집『맛을 보다』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