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책상
최도선
어둔 밤 더듬더듬 새로운 길 찾아간다
어머니의 말씀은 늘 '세상이 다 책상이다'
사소한 바람까지도 허공 위의 책이라고
강물이 흘러가는 물살에도 길이 있다
민들레 씨 나는 것을 허투루게 보지 마라
꿈이란 아무 곳에서나 머무르지 않는다
-전문, 『시조정신』2019. 봄- 여름호
▶ 시조는 언어예술이며 철학이며 역사다 (발췌)_ 박진임/ 문학평론가
최도선 시인의 텍스트는 문학이론가 에드워드 사이드(Edward Said)를 생각나게 한다. 온 세상이 다 텍스트라고 사이드 또한 이른 바 있다. 바람과 강물, 그리고 민들레 씨… 자세히 들여다보고 음미해보면 모두가 자신만의 철학을 가진 채 존재하는 물상임을 알 수 있다. 바람도 책이 되고 강물도 길을 알려준다. 꿈은 쉽게 머무르지 않고 어딘가로 날아가고… 세상이 책상이라면 시인은 그 책상 앞에서 쓰고 지우고 다시 쓰는 일을 계속해야 할 것이다. (p. 367)
-----------------
*『문학청춘』2019-가을호 <시망詩網에서 나온 시조⑥> 에서
* 박진임/ 1964년 경남 통영 출생, 2004년『문학사상』으로 평론 부문 등단
'잡지에서 읽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슬픈 집중/ 박복영 (0) | 2019.11.03 |
---|---|
저항/ 김영승 (0) | 2019.11.02 |
복화술사에게/ 김종태 (0) | 2019.11.01 |
어락도(魚樂圖)/ 강영은 (0) | 2019.10.31 |
풀이 자란다/ 이성필 (0) | 2019.10.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