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박진임_ 시조는 언어예술이며 철학이며 역사다(발췌)/ 책상 : 최도선

검지 정숙자 2019. 11. 1. 02:01

 

<시조>

 

    책상

 

    최도선

 

 

  어둔 밤 더듬더듬 새로운 길 찾아간다

  어머니의 말씀은 늘 '세상이 다 책상이다'

  사소한 바람까지도 허공 위의 책이라고

  강물이 흘러가는 물살에도 길이 있다

  민들레 씨 나는 것을 허투루게 보지 마라

  꿈이란 아무 곳에서나 머무르지 않는다

    -전문, 『시조정신』2019. 봄- 여름호

 

 

   ▶ 시조는 언어예술이며 철학이며 역사다 (발췌)_ 박진임/ 문학평론가

   최도선 시인의 텍스트는 문학이론가 에드워드 사이드(Edward Said)를 생각나게 한다. 온 세상이 다 텍스트라고 사이드 또한 이른 바 있다. 바람과 강물, 그리고 민들레 씨 자세히 들여다보고 음미해보면 모두가 자신만의 철학을 가진 채 존재하는 물상임을 알 수 있다. 바람도 책이 되고 강물도 길을 알려준다. 꿈은 쉽게 머무르지 않고 어딘가로 날아가고 세상이 책상이라면 시인은 그 책상 앞에서 쓰고 지우고 다시 쓰는 일을 계속해야 할 것이다. (p. 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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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청춘2019-가을호 <시망詩網에서 나온  시조⑥> 에서

  * 박진임/ 1964년 경남 통영 출생, 2004년『문학사상』으로 평론 부문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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